(twenty and believe everything is a sign from the universe.)
너는 나의 m i a u
‘아이린’이라고 불린다. ‘레드벨벳의 아이린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. “주현아”하고 부르는 사람도 물론 있다. 봄에 태어난 1991년생. 초여름 같은 날 그녀를 만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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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기가 마음에 들어요?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, 느낀 것에 대해서 항상 적어두는 편이에요. 예전에는 항상 일기를 썼어요. 요즘은 짧게 짧게 메모를 해요.
아까 수첩에 메모하는 설정을 줬을 때, 그 모습이 착 붙는 이유가 있었군요. 패드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과 펜을 눌러 쓰는 차이를 알죠? 정말 그래요. 집에서 잘 안 나가는데, 유일하게 가는 곳이 집 앞 카페예요. 거길 갈 때면 필통이랑 노트를 가지고 가요. 한적한 곳이라서 몇 시간씩 뭘 끄적이다 와요.
좋아하는 펜이나 종이가 있어요? 제가 생각을 해봤어요. 왜 나는 딱 이 펜이 좋아, 저 펜이 좋아, 이런 게 없을까. 왜 나는 딱 이게 좋고, 저게 좋고, 이런 게 없을까, 왜 나만의 것이 없을까.
(중략)
아이린은 무엇이 되고 싶어요? 저는, 항상 생각해요. 단단한 사람이 됐으면, 제가, 단단했으면….
아이린은 말을 자주 멈췄다. 눈물이 나서도 그랬고, 골똘히 생각하느라 그러기도 했다. 그 시간이 참 예뻤다. “저는 항상 생각을 했어요.” 다시 말을 시작할 때면 그렇게 말했다.
죽는 게 낫지 싶다가도
갑자기 고통이 멈추면 적막해요
죽는 게 낫지 싶다가도
갑자기 고통이 멈추면 고통이 생각나지 않아요
죽는 게 낫지 싶다가도
갑자기 고통이 멈추면 죽고 싶어요
죽음도 이보다 깊이 내게 들어올 순 없으니까요
리듬의 얼굴